밀리터리

프로펠러기에 당할 뻔했던 미 최신 제트기 이야기 아트732020-12-09 15: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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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적 프로펠러기에 당한 미 최신 제트기-.

윈턴 마셜 소령-너무 말라서 친구 사이에 갈비씨[bones]라는 별명이 이름처럼 통용되었다.



이 폭격기 격추 뒤에 마셜은 전투기의 CAL 50실탄을 모두 소진했음을 발견했다. [적 대형기 격추는 다량의 실탄을 소비하는 집중 사격이 필요하다.]

그는 선도 위치를 즉시 존 호노커에게 양보하고 호위 위치로 옮겨갔다
.

이제부터 적기 공격은 존 호노커가 리드 할 것이고 마셜은 엄호만 하게 되었다.

호위 위치로 옮기고 나서 그는 다소 여유를 가지고 수십 개의 공중전이 어지럽게 수놓은 있는 주변 상공을 살펴볼 수가 있었다.

다수의 적 폭격기들이 연기를 뿜고 지상으로 낙하하고 있었다. 잠깐 사이에 여러 기의 LA-9기들도 마셜의 눈앞에서 격추 되었다.

후방 상공에서 편대를 뛰쳐나와 이 난전에 끼어든 수기의 미그기들도 F-86기들과 얽혀들어 치열한 생과 사의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후미에 붙은 미군기를 떨쳐 내기 위해서 미그기의 격렬한 기동을 보기에도 장관이었다.

마셜의 상공에서 한 미그기는 이미 피격되어 큰 맴돌이를 하며 추락하고 있었다.

이미 격추된 공산기에서 탈출한 수 십 명의 조종사들을 매단 낙하산들이 낙화처럼 지상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상공은 적 낙하산이 너무 많아 마치 미 육군의 82공수사단의 낙하 훈련 현장같이 보였다. 미 공군의 이런 매서운 공격을 견디며 폭격 목표인 대화도를 향하여 목숨을 건 비행을 견지해왔던 남은 TU-2기들이 섬 상공의 폭격 지점에서 마침내 기수를 북으로 돌려 도주하였다.

마셜 소령은 이들 대화도 상공에 진입했던 몇 기의 TU-2 기들이 폭탄을 투하했던 사실을 기술하지 않았다.공중에 전개된 난전으로 그 폭탄 투하 장면을 보지 못한듯하다.

마셜과 동료 호노커는 도주하는 마지막 적 폭격대를 서둘러 격멸하기로 하고 기수를 돌려 다시 급강하를 시작했다.

바로 이 순간 호노커는 비명에 가까운 경고를 발했다. “대장! 급속 이탈 !-BREAK HARD-!”

BREAK HARD라는 말은 조종사가 모르는 사이 적기가 내습한 위기 상황을 동료기가 알아채고 발하는 경고다.

이 경고가 이어폰에서 울리는 순간 조종사들은 만사 젖히고 무조건 최대로 신속하게 기체와 조종사의 조건이 허용하는 한 급격하게 방향 전환과 다이빙으로 적기의 공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이 비명의 경고를 듣는 순간 마셜은 격심한 충격에 정신을 잠시 잃고 말았다. 마셜은 나중에야 그가 정면 고공에서 그의 F -86기를 향하여 수직 다이빙으로 기관포 공격을 한 LA-9기를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적기는 그에게 일격을 가하고 아래로 다이빙해서 이탈했다. 문자 그대로 일격이탈의 기습에 마셜 소령이 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LA-9는 즉시 추격한 호노커에 격추당했다.

그러나 조종사 왕티안 바오는  살아서 부대로 돌아 갔다. 오히려 마셜 소령의 F-86기를 격추 한것으로 보고하여 대대적으로 선전에 동원되었다.




중국 언론에 프로펠러 기로 미군 최신 전투기를 격추한 영웅으로 대대적으로 선전되던 왕 티안 바오의 사진


적기를 처치한 호노커는 거꾸로 뒤집혀 진채 지상을 향해 나선을 그리고 추락하고 있는 마셜의 전투기를 쫓아왔다.

적 기관포탄은 마셜의 왼쪽 날개를 크게 파손시키고 캐노피[조종석 보호창]를 날려 버렸다.기관포탄 한 발이 조종석 머리 받침대에 뒤에 명중하여 그의 조종 헬멧을 크게 파괴하였다.

머리에 큰 상처를 입어 흐르는 피는 마셜의 얼굴을 뒤덮었다. 
그의 전투기는 뒤집어진 채 지상을 향하여 계속 나선을 그리고 추락했다.

그는 정신을 잃어서 조종 불능상태였다. 그러나 캐노피가 날아간 조종석에 세차게 몰아 부친 북한 겨울의 얼어붙은 냉기가 그의 의식을 되찾게 하였다.

뒤집혀 진 기체의 조종석에 거꾸로 매달린 마셜은 지면이 빙글빙글 회전하며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정신이 든 마셜의 귀에 들린 것은 호노커가 김포 기지에 다급하게 보고하는 그의 위기 상황이었다.

마셜의 전투기가 추락하고 있고 탈출한 낙하산도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마셜은 조종석을 엄습하는 강풍 속에서 겨우 기체를 다시 잡고 상승해서 호노커와 합류했다. 그의 헬멧을 크게 부서지고 부착된 이어폰이 파괴 되어서 수신은 되었지만 송신은 되지 않았다.

산소 마스크도 얼굴에 밀착되지 않아 한 손으로 조종간을 조작하면서 한 손으로는 산소 마스크를 얼굴에 꼭 대고 있어야 했다. 그의 손과 얼굴은 얼어붙은 대기에 마비가 되었다.

이곳은 적진 깊숙이 있는 격전장이었다. 캐노피마저 날아간 마셜의 전투기를 미그기가 공격한다면이미 날개에 큰 파손을 입은 기체로는 회피 기동마저도 불가능하게 보였다.



F-86기와 미그 15기들이 격돌하던 유명한 미그 골목[MIG ALLEY]


더구나 보유한 실탄은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마셜은 150마일 남쪽의 김포 기지로 방향을 틀고 불안한 귀환 비행을 시작했다.

연료계는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부상을 입었고 또 다시 의식을 잃을지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그의 부상이 상당히 심각한 것을 알아차렸다.

폭발한 적 기관포탄 파편들과 파괴된 캐노피에서 비산한 프렉스그라스 조각들이 마셜의 손과 얼굴과 목에 박혀 출혈을 계속하게 했다.

상황은 엄중했고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과연 이런 상황에 전투기를 몰고 남쪽 김포 기지로 귀환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절망적 생각도 들었었다.

이 위기에 믿을 것은 동료 호노커의 호위뿐이었다. 이런 위기상황 대처 능력에서 미 공군에는 호노커보다 더 나은 조종사는 없었다.

그는 적기의 추격을 요격할 후방의 위치에서 계속 마셜을 독려하며 정보를 주고 주변을 경계했다.

존 호노커는 적 기관포탄이 마셜 기체 상부 조종석 후부도 대파시켜 큰 파손 부위가 보인다고 알려주었다.

그는 놀랐다. 그 곳에는 전투기 조종을 통제하는 유압 장치의 중심 부분이 있는 곳이었다.

이 곳이 파괴되어 유압(油壓)이 다 빠져 나간다면 전투기는 조종 불능 상태에 이른다.

마셜은 놀라서 뒤를 돌아보다가 더 놀랄 사실을 보았다. 그가 메고 있는 낙하산의 일부가 파괴되어 흰 천이 길게 빠져나와 흔들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낙하산이 적의 기관포탄이 조종석 후방에 명중했을 때 그 파편을 막아내 그의 목숨을 구했을지 모르지만 낙하산이 파괴된 이상 기체에서 비상탈출도 불가능했다.

호노커는 공중의 격전장을 빠져 비교적 안전지대로 접어들자 걱정스럽게 마셜 소령의 옆으로 다가와 지상 쪽을 가리켰다.

그 곳은 북한 해변의 갯벌이었다. 마셜에게 그 곳에 비상착륙을 생각해보라는 호노커의 제안이었다. 그러나 조종 시스템은 그런대로 아직 말을 듣고 있었고 엔진도 제대로 가동하고 있었다. 더구나 이런 추운 날씨에 신체도 시원치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을 했다가 더 비극적인 결말을 맺을 가능성도 부정 할 수가 없었다.
 



소련의 격추왕 에브게니 예브게니 페페리아예프 상좌에게 격추된 미 공군 가렛트 중위의 F-86기 -  청천강 하구 앞 얕은 갯벌에 불시착해서 기체 상태가 비교적 온전했다. 

그가 비상탈출한 것이 아니란 것이 손상없이 열린 캐노피가 증명해준다. 소련은 이 기체를 소련으로 가져가 철저 분석해서 미 첨단 기술을 빼냈다. 마셜 소령의 F-86기도

하마트면 이 운명을 거쳤을 가능성이 있다.


마셜 소령의 쉽게 포기 하지 않은 싸움닭 기질은 해볼 때까지 해보자는 오기가 들게 했다.

그는 호노커에게 고개를 가로 지으며 남쪽으로 비행을 계속 하였다. 호노커는 김포 기지에서 구조 헬기가 출동했으니 힘내라는 격려를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마셜은 기운이 되 살아 나는 것 같았다. 영겁과 같이만 느껴지던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우리는 드디어 엔진이 꺼져도 김포까지 활강할 수 있는 한강 북쪽 지역으로 접어들었다.

호노커와 기지의 분주한 통신을 들어보면 김포 기지에서는 그의 비상착륙에 대비해서 모든 전투기의 이착륙이 금지되고 활주로 옆에는 소방차와 구난차 그리고 앰브란스등이 비상대기 완료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셜 소령은 그를 위한 긴급조처들이 모두 행해져 그의 무사 귀환을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감격의 눈물이 눈에 고였다.

드디어 목마르게 기다렸던 김포 기지 활주로가 보였다. 마셜 소령은 바퀴를 내리고 엔진 출력을 줄이고 착륙 자세로서 활주로로 접근했다.



전쟁 중의 김포 비행장


그런데 믿지 못할 일이 생겼다. 난데없이 한 F-86기가 나타나 전방 몇 피트 앞에 끼어들더니 마셜 소령의 착륙을 가로막아 방해하며 자기가 먼저 착륙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마셜 소령의 캐노피가 날아간 전투기를 보면 그가 얼마나 비상상황인지를 알았을 텐데 양심도 없는 인간이었다.

관제탑에서도 그 무례한 조종사에게 즉시 상승해서 활주로를 양보하도록 여러 번 경고했고 마셜 소령의 비상착륙을 대기하던 지상 요원은 붉은 경고 신호탄을 쏘며 접근을 막았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마셜 소령은 그 예기치 않은 조종사의 착륙 방해로 성치 않은 기체의 기수를 올리고 마지막 출력을 가했다. 그는 사력을 다해 F86기를 상승시켜서 비행장을 겨우 한 바퀴 선회하고 가까스로 활주로에 착륙할 수가 있었다.

지상요원들은 마셜 소령과 호노커의 안전 착륙을 열렬히 환영했고 마셜 소령은 즉시 대기했던 앰브런스로 응급 구호소로 직행했다.

마셜 소령은 나중에야 그 양심없는 조종사가 그의 친한 친구이기도 했었고 한국전쟁중 최고의 격추 기록들을 보유한 탑 에이스중의 한 명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조종사는 아군 폭격기 편대를 호위하고 출격했다가 무전기가 고장 나고 말았다. 무전기 고장으로 그는 동료기나 기지와 교신을 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김포기지에 겨우 가까워 오자 엔진이 스톱하고 말았다. 그는 정지된 엔진을 가지고 겨우 활강하여 김포 기지에 비상 착륙을 했던 것이다.

이번 5전투 비행단의 기습작전으로 적 TU-2 폭격기는 불과 수 기만 탈출했고 나머지는 모두 격추당했고 호위하던 LA-9도 거의 섬멸되었다.

미그기도 여러 기가 격추 당했다. 비록 섬은 적에게 점령당했지만 공중에서는 참담한 대패를 겪었던 것이다.

5전투 비행단의 대 승리였지만 베테란 조종사 마셜 소령의 개인적으로는 아찔한 위기의 전투이기도 했다.

적 최신형 미그기와도 여러 번 공중전을 겪었고 다수의 미그기도 격추했던 노련한 마셜 소령이 구식 프로펠러 전투기에 죽었다가 살아났던 것은 6.25전의 아주 이색스런 일이라고 아니 할 수가 없다.

6.25전중 공산군 미그 기가 유엔군 측의 프로펠러기에게 격추 당한 일이 있었던 사례는 두 번이나 있었다.

한 미그기는 대동강 하구 상공에서 미 해병대의 프로펠러 콜세어 기에게 격추 당했었고 다른 한 미그기는 압록강 상공에서 영국 해군 프로펠러 함재기 씨 퓨리에게 격추 당했었다,



미 해군 및 해병대의 F-4U 콜세어 기


만약 마셜 소령이 프로펠러 기인 LA-9에게 피격당한 뒤 아슬아슬한 귀환 비행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중국 선전대로 공산군 구식기에 미국의 최신 제트기가 당한 경우로 역사에 기록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미 공군이 압도적인 승리를 기록한 6.25 전쟁 항공전사에 작은 오점이 될 수도 있었다.

마지막 사족(蛇足) 한마디.

노련한 마셜 소령은 적 LA-9기의 정면 공격에 당했다. 6.25전중 적 미그기를 격추했던 미 해병대의 콜세어기나 영국 해군의 씨 퓨리기도 성능이 월등했던 공산군 제트 전투기인 미그기와 대결했을 때는 대담하게 정면에서 적을 받아쳐 격추 시켰었다,

추측컨대 프로펠러기가 더 빠른 제트 전투기와 조우하면 결과가 뻔한 회피대신 적이 빠른 속도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게 과감한 정면 육박 돌격하라는 생존의 공중전 교리가 그 당시에 개발 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셜 소령은 후에 월남전에도 참전해서 활약했고 공군 소장으로 은퇴했다.  <<끝>>

출처: https://mnd-nara.tistory.com/15?category=332956 [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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